Details
새벽 강변에 섰다. 국경 도시의 시작은 회색 빛. 번식깃 단 백로의 분주함 발걸음 뒤로 안개 틈 물살이 뒤도 보지 않은채 빠르게 흐른다. 수만의 피땀으로 세워진 위화도 아파트 위로 태양이 떠오른다. 신의주 어디선가 고동소리가 긴 침묵을 깨운다. 단동철교 주변엔 사람들의 일상을 꾸리는 소리 부딪치고 공원 안 양버짐 나무 위 방울새도 짝을 찾는 지저귐 햇살 품은 압록의 윤슬에 반짝인다 새벽 강변을 걷는다. 압록강은 꾹 눌러 쓴 연애 편지로 감정을 억누르게 된다. 헤어진 가족을 향한 그리움처럼 강물은 유유히 흐른다. 저 너머 사람들이 보인다. 짙은 고동색 옷과 노란, 빨간, 흰색 안전모들이 개미처럼 움직인다. 오후 강물은 어느새 불어나 화가난 듯 소리를 낸다. 무리 지은 새들은 파란 궤적을 남기고 이방인을 바라보는 낯설은 시선은 뒤통수를 간질인다. 4시59분 압록강에서